이슈 브리핑 알파시르 이후, 수단 내전은 왜 ‘끝나지 않는 전쟁’이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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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민경
김민경은 한국외국어대학교 남아프리카어와 Language&AI를 전공하는 학사과정생으로, 현재 아프리카연구소 조교로 근무하고 있다. 아프리카 개발 및 정치에 관심이 있다.
2025년 10월 말, 수단 서부 다르푸르 지역의 핵심 도시 알파시르(El Fasher)가 신속지원군(RSF)의 손에 넘어갔다. 이후 병원과 민간인 거주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학살 정황이 확인되며 국제사회의 이목이 다시 수단으로 향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BBC에 따르면, 알파시르의 한 병원에서만 46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살해된 것으로 보고되었다.
그러나 알파시르 함락을 단순히 전황의 ‘변화’로 해석하는 것은 수단 사태의 본질을 놓치는 접근이다. 오히려 이는 수단 내전이 국내 권력 투쟁의 단계를 넘어, 외부 행위자들이 얽힌 대리전 구조로 고착화되었음을 보여주는 분기점에 가깝다. 수단 내전은 수단정부군(SAF)과 RSF 간의 무력 충돌로 시작되었지만, 현재의 양상은 더 이상 양자 대결에 머물지 않는다. RSF가 장악한 다르푸르 일대는 아프리카 주요 금 산지로, 자원 통제는 곧 전쟁 지속 능력과 직결된다. 이 때문에 아랍에미리트(UAE)가 RSF를 간접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으며, 프랑스24와 가디언 등 다수의 언론은 금 밀수 네트워크와 UAE의 연계를 지적하고 있다.
반면 SAF는 이집트와 이란의 지원 의혹 속에서 전쟁을 이어가고 있다. BBC와 AP통신은 SAF가 운용 중인 일부 드론과 무기체계가 이란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으며, 미국 국무부는 2025년 9월 이란과 연계된 수단 무장 인사들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여기에 더해 로이터는 SAF가 과거 알바시르 정권 시절의 이슬람주의 세력과 다시 결합할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이처럼 수단 내전은 자원, 이슬람주의, 홍해 안보, 지역 패권 경쟁이 중첩된 전쟁으로 변모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미국 주도의 휴전안이 좌초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RSF는 서부 지역과 자원 통제권을 확보한 상황에서 휴전을 통해 현 상태를 고착화하려는 유인이 있는 반면, SAF는 이를 사실상의 영토 분단 승인으로 인식하고 있다.
알파시르 이후 수단의 현실은 분명하다. 이 전쟁은 단기간에 종결될 내전이 아니다. 국제사회가 진정으로 수단의 참상을 멈추고자 한다면, 단순한 휴전 중재를 넘어 외부 행위자들의 개입 구조 자체를 다루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수단은 ‘잊힌 위기’를 넘어, 장기적인 지역 불안정의 중심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출처: 중앙일보(2023)
출처
김서원. (2023, April 21). 외교관도 피격대상 됐다… 거리에 시신 널린 수단, 내전 격화. 중앙일보.
나주예. (2025, November 28). ‘세계대전’ 된 수단 내전… 배후엔 중동·미·러 ‘보이지 않는 손’. 한국일보.
최경윤. (2025, November 25). 수단, 미국 주도 휴전안 두고… 정부군 ‘최악’ 대 반군 ‘일시 휴전’. 경향신문.
Office of the 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er for Human Rights (OHCHR). (2025, September 22). Sudan: A war of atrocities – Independent International Fact-Finding Mission report.
Fleming, L., & Kagoe, R. (2025, October 30). Sudanese RSF militia killed 460 people at el-Fasher hospital, says WHO. BBC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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